감독관이 돌아온 시험장, 평가를 다시 짓는 대학들

· BNV Solutions

스탠퍼드대가 지난 4월 감독관을 둔 대면 시험을 다시 전면 허용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부생·대학원생 의회와 교수 평의회, 총장실이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고, 올가을 학기 정식 시행에 앞서 일부 수업에서 시범 운영 중이라는 보도입니다. 100여 년 만의 회귀라는 사실보다 눈길이 가는 건 배경입니다. 교내 컴퓨터공학 전공생 849명 설문에서 절반 가까이가 시험에 떨어지느니 부정행위를 택하겠다고 답했다는 조사가 있었습니다.

문제가 학생 개인의 양심만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코넬대 연구진이 20개 공립 연구중심대학 학생 9만 5천여 명의 설문을 분석했더니, 약 3분의 1이 과제에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했고 9%는 부정행위 목적이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의 결론은 학생이 아니라 평가 쪽을 향합니다. 기존 평가가 AI가 특히 잘 흉내 내는 과제 위주로 짜여 있어 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학들의 선택지가 갈립니다. 한쪽은 감독을 강화해 시험장을 과거로 되돌리고, 다른 쪽은 평가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합니다. 감독 시험은 당장의 공정성을 지켜주지만, 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묻는 방식까지 바꾸지는 못합니다. 단기 억제력과 근본적 학습 설계 사이의 저울질인 셈입니다.

연구도 같은 지점을 가리킵니다. 7월 말 Frontiers in Education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은, AI가 사고 과정을 밖으로 꺼내 보여주고 피드백을 도와 메타인지(자기 학습을 점검하고 조절하는 능력)를 키울 수 있는 동시에, 생각을 통째로 맡기는 인지적 아웃소싱이 되면 오히려 자기조절 참여를 낮출 수 있으며, 그 갈림이 학습자가 놓인 환경과 자원에 따라 달라진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같은 도구가 약도 되고 독도 된다면, 평가가 물어야 할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이 논쟁은 대학만의 것이 아닙니다. 학원과 학교의 숙제·과제 중심 평가도 같은 취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정답만 걷어서는 학생이 스스로 풀었는지 알 수 없는 시대에, 풀이 과정과 시도의 이력을 어떻게 남기고 읽을 것인가가 현장의 새 과제가 됐습니다.

학교와 학원 현장이 매일 마주하는 질문도 결국 이것입니다. 정답률 못지않게 학생이 어떤 순서로 시도하고 어디서 막혔는지의 기록이 중요해지는 것은, 평가의 무게중심이 결과에서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이 과거의 형태로 돌아가는 지금이, 역설적으로 평가를 미래형으로 다시 짓는 출발점일지도 모릅니다.

Redirecting to https://www.bnvsglobal.com/news/80fe2591-e069-43e7-b255-275c14ba0d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