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교사 1만 명이 다시 학생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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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전국의 교사 1만여 명이 다시 학생이 됐습니다. 교육부는 6월 23일부터 8월 7일까지 전국 6개 권역에서 초·중등 교원 10,268명을 대상으로 'AI 활용 선도교사 양성 연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발성 특강이 아니라 AI 역량 체계에 따라 단계를 나눈 설계로, 국내 교원 재교육으로는 손꼽히는 규모입니다.
주목할 지점은 규모보다 방향입니다. 교실에 기기를 들이는 일은 여러 해 진행됐지만, 정작 수업이 바뀌지 않는다는 답답함은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 연수는 그 병목을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에서 찾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도구는 사서 나눠주면 끝나지만, 역량은 시간을 들여 길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수 이수가 곧 역량 습득은 아닙니다. 현장에서는 수업에 바로 쓸 콘텐츠, 연수 이후의 후속 지원, 효과를 확인할 평가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수장에서 배운 것이 2학기 교실로 옮겨가는 '전이'가 일어나야 비로소 성공인데, 이 간극은 기업의 재직자 교육에서도 똑같이 반복되는 오래된 함정입니다.
역량을 기르는 흐름은 대학으로도 이어집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7월 14일 세종대학교에서 대학 'AI 기본교육과정' 개발 프로그램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선정된 20개 대학은 2년간 매년 교당 3억 원 이내를 받아, 전공과 무관한 기초 교양 AI 교과와 비공학계열용 소단위 전공과정을 만듭니다. AI 소양을 일부 전공의 기술이 아니라 모든 학생의 기본기로 두겠다는 뜻입니다.
바다 건너 사정도 같은 결론을 가리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7월 15일,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명문대들이 AI를 이용한 부정행위에 대응해 학내 정책을 잇달아 고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의 AI 사용은 이미 금지로 통제되는 수준을 넘었고, 결국 관건은 이를 다룰 줄 아는 교사와 제도의 역량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연수의 성패는 여름의 강의실이 아니라 2학기의 교실에서 판가름 납니다. 배운 것이 실제 수업 설계로 이어지도록 돕는 동행이, 그래서 도구 못지않게 중요해집니다. 이번 여름 1만 명의 연수가 교실의 변화로 이어지는지, 2학기를 함께 지켜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