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학년부터 열어줄 것인가 — 교실이 찾은 세 번째 답

· BNV Solutions

여름방학이 끝나가는 미국에서 새 학년도 규칙을 정하는 학군들의 결정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텍사스의 대형 학군인 케이티 독립학군은 7월 20일 이사회 워크스터디에서 2026-27학년도 AI 운영 원칙을 공개했습니다. 초등 6학년까지는 코파일럿·제미나이 같은 AI 챗봇에 직접 접근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7학년은 교사가 지도하는 활동 안에서만, 8학년부터 12학년까지는 교사 승인과 학군 지정 도구라는 조건 아래 허용하는 내용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결정이 금지냐 허용이냐의 양자택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린 학생일수록 문을 좁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건부로 여는, 발달 단계에 따른 차등 설계입니다. AI를 교실에서 몰아내지도 않고 무방비로 들이지도 않는 이 절충이 미국 대형 학군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선을 긋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미국 최대 학군인 뉴욕시교육청은 지난 3월 예비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위험도를 세 단계로 나눠 징계·진급·개별화교육계획(IEP, 장애 학생을 위한 맞춤 교육계획) 같은 고위험 영역에서는 AI가 자동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못박는 내용이었는데, 공개 의견이 6,500건이나 접수되면서 6월로 예정했던 최종안 발표를 여름으로 미뤘습니다. 무엇을 어디까지 막을지에 대한 합의는 최대 학군에게도 간단치 않은 숙제입니다.

학년별 차등의 밑바탕에는 학습자의 자기조절 능력이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7월 22일 게재가 확정된 한 연구는 UAE 교사교육 과정의 대학원생들이 AI 지원 교육용 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메타인지 조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했습니다. 같은 도구가 어떤 학습자에게는 사고를 받쳐주는 '발판'이 되고, 어떤 학습자에게는 생각을 건너뛰는 '지름길'이 됐습니다. 갈림길은 도구가 아니라 학습자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점검하는 습관에 있었습니다. 그 습관이 아직 자라지 않은 어린 학년일수록 접근을 조심스럽게 열어야 한다는 생각을, 이 관찰에 비추어 읽어볼 수 있습니다.

학교와 학원 현장에서 확인하게 되는 방향도 같습니다. 어린 학습자에게는 챗봇을 직접 쥐여주기보다 교사가 매개하는 구조가 안전하고, 스스로 점검할 힘이 자란 학습자에게는 조건을 넓혀주는 편이 학습에 이롭습니다. 결국 질문은 'AI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누구에게, 언제, 어떤 문을 열어줄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Redirecting to https://www.bnvsglobal.com/news/08785a78-3c18-43ad-be0e-55d22743e908 ...